학교 수업의 즐거움

수민이는 한때 주 5일 학원, 주말 모의고사로 달렸다. 겉보기엔 바빴다. 성적도 오를 것 같았다. 그런데 몇 주 지나자 이상 신호가 쌓였다. 수업 집중력이 깨지고, 복습 루틴이 끊기고, 수행평가 준비가 밀렸다. 내신은 요동쳤다. 이유는 단순하다. 주의력·체력·시간은 유한하다. 학원 시간을 늘리면 학교 수업과 자기 학습 시간이 줄어든다. 줄어든 기초 위에 쌓는 선행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이 글은 교실 현장 경험과 《학교만으로 충분한 수학》(양영기, 비아북)의 통찰을 바탕으로, 필자 시각에서 재구성·비평한 내용입니다.)

교실에서 보면 패턴이 뚜렷하다. 낮에 멍하거나 졸며 수업을 흘려보내고, “학원에서 다시 들을 거예요”가 입버릇이 된다. 숙제는 ‘제출’은 되지만 노트엔 사고의 흔적이 없다. 문제는 풀렸지만 왜 그 풀이인지는 남지 않는다. 결국 시험장에선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만나면 멈춘다. 학원은 ‘반복 재생’이 가능하지만, 시험은 처음 보는 것을 스스로 조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기 학습의 패턴을 점검하자. 학교 수업 시간에 멍하고 졸면서 지나가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여러 학습 심리 연구가 말하듯, 집중이 없으면 학습 효과는 미미하고 금방 잊힌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도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다면, 루틴보다 먼저 주의력 회복이 필요하다. 독서도 거의 하지 않고, 운동도 드물고, 취미·재능을 탐색할 틈조차 없다면? 그건 공부가 끌려가는 상태다.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

기준선을 다시 세우자. 학교 수업을 기본값으로 삼는 게 출발이다. 그 위에 필요한 만큼만 보충을 얹는다. 순서가 바뀌면 모든 게 흔들린다.

올바른 순서(학교 → 자기학습 → 최소 보충)

  1. 수업-즉시 정리(당일 20–30분)
    교과서 정의·성질을 내 말로 한 단락 요약 → 오늘 예제 풀이 줄기만 다시 쓰기 → 모르는 것만 표시.
  2. 하루 루틴 3칸(총 60–90분)
    • A칸(개념 20분): 수업 필기 다시 읽고 핵심 3줄 요약.
    • B칸(기본 20–30분): 교과서/학교 문제집으로 근력 훈련.
    • C칸(오답 20–30분): 틀린 문제 3개를 풀이 전개를 글로 다시 쓰기.
  3. 주 2회 ‘연구형’ 시간(각 40–50분)
    대단원 종합문제 1세트를 분해–복원: 필요한 정리 목록 → 모범풀이 논리 순서 표시 → 빈칸 스스로 메우기.
  4. 부분 보충(최소·정확)
    막힌 포인트만 EBSi 등 무료 강의로 확인(핵심 구간만 1배속) → 즉시 재풀이.

멈춰야 하는 신호

  • 학원 숙제는 했는데 수업 필기·요약 노트가 비어 있음
  • “배운 것 같은데” 느낌만 있고 오답 재풀이 점수가 오르지 않음
  • 주당 학습 시간은 늘었는데 수면·운동·취미 시간이 0
  • 교과서 예제 설명을 내 말로 못 함

학교-우선 스케줄 예시(고1 평일)

  • 등교 전 10분: 전날 요약 3줄 복습
  • 하교 후 30분: 당일 수업 즉시 정리
  • 저녁 60분: A(개념 20)–B(기본 20)–C(오답 20)
  • 보충(선택, 20–30분): 막힌 포인트만 EBSi로 확인 후 재풀이
  • 취침 전 5분: 내일 배울 소단원 제목 훑기(예습 최소치)
  • 주 3회 20–30분: 운동/독서 시간 고정—주의력 회복용

핵심은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가”가 아니다. 수업 충실도 → 자기 루틴 → 부분 보충의 순서를 지키는가다. 학원은 해답지가 아니라 돋보기다. 돋보기로는 결을 볼 수 있지만, 나무를 자라게 하진 못한다. 주도권은 너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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