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만 다니면 성적이 오를까? 학교 수업이 답일 때

고1 수민이는 늘 1등 수희를 한 끗 차로 못 따라잡았다. 특히 수학이 발목. 어느 날 수희가 학원 가방을 메고 가는 걸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나도 학원만 다니면 달라질까?” 등록 후엔 강의가 빠르고 깔끔해 보였다. 앞서간다는 기분도 좋았다. 그런데 기말 결과는 의외였다. 수학은 제자리, 다른 과목은 하락. 학원에 쏟은 시간만큼 내신 관리가 비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가 있다. 같은 학원에 다니는 수백 명 중 1등은 한 명. 성적을 갈라놓는 건 ‘학원 유무’보다 수업 집중도·복습 루틴·시간 배분이다. 50분 수업을 90% 이해한 학생은 반쯤 들은 학생보다 하루에만 2시간 넘게 앞선다. 1년이면 400시간 차이. 학원 3시간보다 수업 50분의 충실도가 더 강력하다는 얘기다. (이 관점은 현장 경험과 《학교만으로 충분한 수학》(양영기, 비아북)의 메시지가 맞물린다.)

그리고 한 가지를 먼저 묻자. 나는 하루에 ‘스스로’ 공부를 몇 분이나 하는가? 학원을 고를 때도 이 질문이 1순위여야 한다. 학교 수업과 예습·복습을 기본으로 하는 자기주도 학습이 없는 상태에서 학원부터 다니면, 공부의 주체가 나에서 ‘기관’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우리는 습관처럼 “내가 공부한다”가 아니라 **“학원에 다닌다”**고 말한다. 문장 속 주어가 바뀌는 순간, 성적의 핸들도 같이 빠져나간다.

실제로 스스로 학습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학원 학습량만 늘리면 공부의 개념—즉 학습법의 기준이 서지 않아 표류한다. 그래서 보충을 고민하기 전에, 내 발 아래를 먼저 점검하자.

  • 오늘 예습·복습을 몇 분~몇 시간 했는가?
  • 교과서 개념을 정말 알고 있는가(정의·성질을 내 말로 설명 가능)?
  • 내 노트에 요약이 잘 되어 있는가(예제 흐름·핵심 풀이 구조까지)?

이 기준이 선 다음에야 학원·인강을 부분 보충으로 선택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어떻게?

  1. 수업을 기본값으로. 오늘 배운 개념을 집에서 20–30분 안에 요약하고, 교과서 예제→기본문제→중단원 확인을 자기 힘으로 밀어본다.
  2. 대단원 종합문제는 ‘연구’하듯. 모범답안을 분해해 풀이 순서를 따라가고, 어떤 정리·공식을 언제 꺼내는지 체크한다.
  3. 보충은 최소·정확하게. 막힌 부분만 골라 EBSi 등 무료 강의로 메우고, 그날 바로 재풀이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멀리 보자. 초·중·고 공부의 방향은 ‘학습역량’을 기르는 데 맞춰야 한다. 과목마다 학습 스타일이 다르기에 기초교과(국·수·영·과·사)의 공부를 진지하게 설계해야 한다. 단지 수능 고득점만을 목표로 문제풀이에만 몰입하면, 정작 문제 읽기–핵심 추출–전략 설계–검증으로 이어지는 학습역량이 자라지 못한다. 성적은 결과이고, 역량은 원인이다. 원인을 키우면 결과는 따라온다.

학원은 해답이 아니라 보조 도구다. 주인공은 언제나 학생의 시간표와 루틴. 오늘 질문은 두 줄이면 충분하다. “오늘 수업, 몇 % 집중했지? 그리고 오늘 ‘내 힘으로’ 몇 분 공부했지?” 그 두 줄이 다음 성적표를 바꾼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