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맵, 우리 아이에게 맞는가? ‘착한 로드맵’ 체크리스트

입시 카페에는 로드맵이 넘친다. “초5 선행 어디까지”, “중2 겨울 방학 필수 코스”, “고1 상위 1% 루틴”… 든든해 보이지만 진짜 질문은 하나다. 그 로드맵이 우리 아이에게 맞는가? 《학교만으로 충분한 수학》(양영기, 비아북)은 남의 성공 경로를 복제하는 순간, 아이는 주인공에서 ‘추종자’로 밀려난다고 말한다.

교실에서 보면, 기본 학습이 비어 있는데 수능 기출 문제집(예: 자이스토리 등)을 과목별로 가방 가득 들고 다니는 학생이 적지 않다. 교과서는 거의 펼치지 않는다. 목표가 수능 고득점이니까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 학생의 현재 수준을 냉정히 보면, 교과서 10회 정리 + 모든 문제(예제~대단원 평가) 10회 반복이 먼저다. 정말로 한 문제라도 진지하게 ‘읽고–생각하고–풀고–검증’해 본 적이 있는가? 문제집의 종류에 헤매다 보면 자기 학습역량은 서서히 소멸된다. 로드맵보다 중요한 건, 그 로드맵을 소화할 힘이다.

수민이도 한때 ‘상위권 로드맵’을 그대로 들여왔다. 주 5일 학원, 주말 모의고사, 과목별 선행. 초반엔 올라가는 듯했지만 한 달 뒤 수업 집중과 복습 루틴이 무너졌고, 내신까지 흔들렸다. 문제는 일정이 아니라 적합성. 아이의 현재 속도·기초·과목 스타일과 로드맵이 전혀 맞물리지 않았다.

그래서 로드맵을 고를 때 원칙은 단순하다. 남의 코스를 앞에서 끌어당기는 계획이 아니라, 아이의 현재를 뒤에서 밀어주는 계획.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과감히 버려라.

착한 로드맵 체크리스트

  • 속도: 이번 주 예습·복습을 내 힘으로 최소 ○○분 확보 가능한가?
  • 기초: 교과서 정의·성질을 내 말로 설명 가능한가(녹음/노트)?
  • 전이: 대단원 종합문제에서 필요한 정리를 스스로 매칭해보는가(답지 전에)?
  • 잔여: 로드맵을 돌리고도 수면·운동·취미가 남는가(주 3회 30분 기준)?
  • 증거: 2주마다 오답 재풀이 점수가 실제로 오르는가(체감 말고 수치)?

여기에 걸리면 멈춰라. (1) 일정은 채웠는데 노트가 비어 있다. (2) 학원 숙제는 했는데 수업 필기가 없다. (3) 점수는 제자리인데 피로만 누적된다. 이건 로드맵이 아이를 끌고 가는 신호다.

실행은 이렇게 단순하면 된다.

  1. 교과서 퍼스트(10× 루틴): 단원 핵심 요약 10회 + 예제~대단원평가 전 문제 10회(짧게→길게→속도로). 회차는 기록으로 남긴다.
  2. 연구형 풀이: 대단원 종합문제를 먼저 훑고, 모범답안을 분해–복원한다(필수 정리·전개 순서 표시).
  3. 부분 보충: 막힌 지점만 EBSi 등 무료 강의로 메우고, 같은 날 재풀이.
  4. 2주 리셋: 체크리스트로 로드맵 크기를 줄이거나 늘리기(무조건 유지 금지).

정답은 늘 같다. 학교 수업을 기본값으로, 아이의 학습역량(문제 읽기→핵심 추출→전략 설계→검증)을 키우는 계획이 ‘착한 로드맵’이다. 문제집 종류가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성적을 만든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