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과 수학 공부

“예쁜 부분을 찍으려 하지 말고, 안 예쁜 부분이 드러나지 않게 찍어야 한다.”
한 사진가의 말입니다. 인물사진은 빛나는 곳을 강조하는 예술 같지만, 사실은 어두운 곳을 지워내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예쁜 눈을 살리려다 목선이 잘려 나가면 사진은 실패합니다. 미소를 담았는데 어깨가 비뚤어지면 전체가 어색해집니다. 결국 좋은 사진은 부족한 부분을 덜어낼 때 완성됩니다.

교육도 그렇습니다. 학생을 지도할 때 우리는 흔히 장점을 먼저 떠올립니다. 노래를 잘한다, 발표력이 좋다, 수학 점수가 높다. 그런데 그 빛을 강조하는 순간, 작은 약점까지 함께 비쳐버립니다. 반대로, 잘 드러나지 않던 부족한 점을 조용히 보완해 주면 아이의 장점은 자연스럽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수학에서 그림자가 되는 부분들

수학은 특히 작은 허점이 전체를 무너뜨리는 과목입니다.

  • 정의를 소홀히 하면, 아무리 공식을 외워도 답을 망칩니다.
  • 부호 실수 하나가, 수십 줄 풀이를 물거품으로 만듭니다.
  • 논리 연결이 약하면, 정답을 맞춰도 “왜 그런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마치 잘 찍은 사진 속에서 눈은 또렷하지만 배경이 기울어져 있는 것처럼, 수학도 작은 결핍이 전체를 흐립니다.


덧칠보다 덜어내기

우리는 흔히 아이의 성장을 “덧칠”로 생각합니다. 더 많은 문제집, 더 높은 난이도의 학습, 더 긴 시간의 투자. 그러나 수학은 덧칠보다 덜어내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 불필요하게 길게 쓴 풀이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핵심 식만 남기기.
  • 반복되는 오개념을 적어 두고, 같은 실수를 다음엔 지워 내기.
  • 답을 맞히는 데 급급한 습관을 빼내고, 정의와 조건을 먼저 적는 습관을 들이기.

이 보정의 과정 속에서 학생의 수학은 단단해집니다.


부모와 교사를 위한 질문

사진가는 인물을 보며 묻습니다.
“이 사람이 예쁘게 보이는 각도는 어디일까?”가 아니라
“이 사람이 싫어할 만한 모습은 어디서 드러날까?”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가 어디에서 빛나는가?”보다
“우리 아이가 어디에서 힘들어할까?”를 먼저 묻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그 질문이 있을 때, 학생은 부족함을 보완받고, 장점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마무리

좋은 사진은 강조의 산물이 아니라, 보정의 결과물입니다.
수학 공부도, 인생의 성장도 그렇습니다.
빛나는 부분을 더 밝히기보다, 그림자를 덜어내는 순간—아이의 모습은 더욱 또렷해지고 자연스러워집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조명 장비가 아니라, 세심한 눈으로 그림자를 지워내는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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